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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카 과류모(Finca Guarumo) - 기미사의 첫번째 파트너농장


첫번째 WITH는
기미사의 정식오픈을 함께하는 파나마의 커피농장, 핀카 과류모(Finca Guarumo) 입니다.
2020년 베스트오브파나마(Best Of Panama) 우승, 2021년 2위를 차지한 이곳에 대한 이야기 궁금하시죠?


핀카 과류모(Finca Guarumo)가 위치한 곳은 파나마 서북단의 볼칸(Volcan), 산타클라라(Santa Clara) 지역입니다.

볼칸은 코스타리카와 파나마의 국경에 인접한 곳이예요.

건조하고 추워서 과거에는 주로 과일보다는 채소 수확을 해 온 지역입니다.
파나마 게이샤의 포문을 연 전통적인 생산지역은 보케테(Boquete)였지만, 최근에는 핀카데보라(Finca Deborah), 핀카 누구오(Finca Nuguo) 등 볼칸지역의 신생 농장들이 게이샤 강자의 바톤을 넘겨받고 있어요.


과류모는 그 중에서도 아주 최근에 그 대열에 합류한 4ha 남짓의 자그마한 농장이예요.

핀카과류모가 위치한 곳은 볼칸 내에서도 지극히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예요.

건조한 환경은 수확기에 커피의 당도를 높이기 때문에, 능력있는 생산자에겐 오히려 좋은 환경일 수 있어요.
농장주는 이 점에 집중해서 볼칸에서도 가장 건조한 이곳에 농장을 일궜다고 해요.

과거에 이곳엔 과류모라고 하는 초목이 가득했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커피에서 과류모 잎의 향이 배어있어서 농장에 그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감초, 향신료와 유사한 섬세한 과류모의 향은 핀카 과류모의 커피를 너무나 매력있게 만들어 주었어요.


문제는 바람이었어요.

커피나무는 바람에 취약해요. 특히나 핀카과류모에서 가장 처음 경작한 게이샤는 더더욱 그렇죠.

카리브해와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만나 돌풍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본래 연약한 커피나무가 자라기엔 적합치 않은 환경이예요.
꽃이 피는 기간에 자칫 너무 강한 바람때문에 봉우리가 떨어지면 열매가 맺지 못하기 때문이예요.

바람이 잔잔한 날의 핀카 과류모 

과류모의 생산자인 라티보르와 테시는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 절벽에 가까운 산능선에 움푹한 구덩이를 파고 나무를 심어 바람의 피해를 최소화했어요.
환경을 극복해 내자, 오히려 강한 바람은 그늘이 없이도 나무와 체리의 표면온도를 낮춰 체리의 밀도를 높이는 요소가 되었어요.


생산량은 제한되었지만, 그만큼 밀도있고 좋은 품질의 커피를 생산 할 수 있게 된 거예요.





농장주인 테시 하트만(Tessie Hartmann)과 라티보르 하트만(Ratibor Hartmann) 부부입니다.
라티보르는 3대째 커피생산을 하고있는 하트만 가족(Hartmann Family)의 맏이예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핀카하트만(Finca Hartmann)'의 소유주이기도 한데, 사실 핀카하트만은 초대 하트만이 만든 작은 농장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3대로 이어진 하트만 가족들을 부르는 이름처럼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하트만 가족 전체가 소유하거나 관여하는 농장의 수는 약 200여개. 사실 그조차도 정확한 수는 본인들도 모른다고 합니다.

라티보르는 하트만 가족농장의 생산과 가공을 지원하는 자문의 역할도 겸하고 있어요.
그런 그가 직접 소유하고 있는 농장은 단 네곳으로, 핀카과류모는 그중에서 가장 작고 높은 고도에 위치한, 테시와 라티보르에게 중요한 농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핀카과류모와 기미사의 인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갑니다.
당시 파나마에 방문한 송인영 대표는,  한 커핑 테이블에서 너무나 멋진 커피 하나를 만나게 되었어요.
전형적인 게이샤의 섬세한 꽃향기와 복숭아 향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코 게이샤에선 없는 진한 단맛과 바디감을 지닌 멋진 커피였습니다.

좋은 환경과 훌륭한 생산기술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었어요.

그 커피를 사겠다고 하자, 농장주인 라티보르는 굉장히 곤란해 하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사실 그 커피는 팔려고 테이블에 올린게 아니야. 올해 처음 수확한 커피라서 의견을 듣고싶었어. 생산량이 고작해야 15kg야."

당시로써 시범적인 방법으로 가공했던 커피였고, 앞으로의 생산방향에 너무도 중요한 샘플이었기 때문에 커피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기로 약속하며 전량을 구입하게 되었어요.
그로부터 5년간 이어진 관계가 기미사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에 기미사에 입고된 커피들엔 다크룸(Dark Room) 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데요.
가공 후에 햇볕이 전혀 들지 않는 암실에서 커피를 건조했기 때문이예요.

커피는 건조할 때 지나치게 높은 온도에서 건조하면 배아가 손상되는데, 산지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그늘막으로는 강한 햇볕의 빛 자체가 가지는 열을 막지 못해요.
이 점에 집중해서 햇볕이 들지 않는 공간에서 커피를 건조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가공 시간은 늘어났고 생산할 수 있는 양은 제한되지만 품질만은 높일 수 있었어요.
재배환경, 경작방식, 가공방식까지 하나같이 생산량을 제한하지만 밀도와 당도를 높이는 방법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핀카 과류모는 2020년 베스트오브파나마(Best Of Panama, 이하 BOP)에서 수확 5년만에 Geisha Natural 부문에서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어요.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얼마전 열린 2021년 BOP에서는 2위를 차지했죠.



핀카과류모에서 생산하는 품종은 아마로가요, 게이샤, AF-2, 그리고 마라고지페예요.
이번에 기미사에 입고된 것은 마라고지페와 AF-2로, 과류모의 특기인 내츄럴 가공 능력이 십분 발휘된 커피들이니 꼭 경험해 보세요.


두 커피는 조만간 기미사의 첫번째 코스메뉴로도 선보일 예정입니다.